본문 바로가기
새로운 정보/궁금한것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처서

by 피오하루 2023. 8. 9.
반응형

처서 < 사진 : 네이버 이미지 >

찬바람이 불어 모기 입이 삐뚤어지는 처서

 

처서는 24 절기 중 열네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처서는 양력 8월 23일 무렵, 음력 7월 15일 무렵 이후에 드는 절기입니다.

여름이 지나고 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

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처서 무렵 날씨의 서늘함으로 파리와 모기의 극성도 사라져 가고, 귀뚜라미가 하나둘씩 나오면서 울기 시작합니다.

처서 < 사진 : 네이버 이미지 >

체감상 가을을 느끼는 처서

처서는 더위의 절정인 입추와는 다르게 확실히 가을이 왔음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기온과 습도가 낮아지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사람의 체감상으로는 이때를 기점으로 가을을 느끼기에 진정한 입추는 입추가 아닌 처서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에서도 대서랑 입추 전후로 더위의 절정을 겪은 후 처서 즈음해서 급격하게 최저 기온이 내려가며 폭염과 열대야가 사라집니다.

 푹푹 찌는 더위의 주 원흉인 습도가 서서히 낮아지며, 여름의 상징인 매미 소리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매미소리 대신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며 가을이 왔음을 알립니다.

실제로 길바닥이나 옥상에 가면 생을 마감하는 매미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름 내내 계속되던 우중충한 먹구름이 걷히면서 맑은 날씨가 다시 계속됩니다.

"처서가 지나면 참외맛이 없어진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입도 삐뚤어진다"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습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냉방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 전력 소비량도 이때부터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처서 < 사진 : 네이버 이미지 >

처서에 행해지던 풍습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지면서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옛 조상님들은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했습니다.

또 옛날 부인들과 선비들은 여름 동안 장마에 젖은 옷가지나 책을 음지에 말리는 음건(陰乾)이나 햇볕에 말리는 포쇄[曝曬]를 이 처서 무렵에 했다고 합니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 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한꺼번에 성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처서에 장 벼(이삭이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처서 무렵의 벼가 얼마나 성장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속담입니다.

처서 < 사진 : 네이버 이미지 >
농사에 영향을 주는 처서비

 

농사의 풍흉에 대한 농부의 관심은 크기 때문에 처서의 날씨에 대한 관심도 컸고, 이에 따른 농점(農占)도 다양합니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고 합니다.

처서에 오는 비를 처서비[處暑雨]’라고 하는데, 처서비에 십리에 천석 감한다.’라고 하거나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라고 합니다.

처서에 비가 오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맑은 바람과 왕성한 햇살을 받아야만 나락이 입을 벌려 꽃을 올리고 나불거려야 하는데,

비가 내리면 나락에 빗물이 들어가고 결국 제대로 자라지 못해 썩기 때문입니다.

이는 처서 무렵의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체득적(體得的)인 삶의 지혜가 반영된 말입니다.

 

 

 

 

 

반응형

댓글